romantic rain

내 뿌리는 네게로 향해있다/오명선

 

새벽 두 시, 잠을 이루지 못한 물구나무 선 하늘이 쏟아진다.
비의 뿌리를 보고 생각이 턱을 괸다. 나에게도  뿌리로 왔다 간 사람 있었다.
나는 그의 잎이고 줄기가 되고 싶었다. 네가 떠나버린 후, 밤은 하루를 덮어주는 안식이 아니다.
나를 묻는 질문으로 뒤란에 뒹구는 나뭇잎 소리가 차고 쓸쓸하다.
혼자여서 나의 밤은 온전히 나의 것, 소식 없는 네게 닿지 않는 길을 열어 안부를 보낸다.
슬쩍 너 있는 곳으로 내 뿌리를 뻗어본다. 내 뿌리는 항상 네게로 향해 있다.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오규원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쏠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우연히 읽게 된 시인데 BGM이 강렬해서 그런지 몰라도 눈물이 차 올라서 부끄러움도 모르고 울어버렸다ㅠㅠㅠㅠ

실은 river flows in you 들으면서 읽은 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