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와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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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9.04.28 20:22 by 세느강의 추억

베르사이유로 가기 위해 RER로 갈아탔는데 처음엔 자리가 여유로웠는데 점점 가득차더니 서서 가는 사람도 있다. 날씨도 다행이 맑게 게었고 조금 햇살이 강렬해 지려고 한다.
RER은 좌석이 통로를 중심으로 양 옆에 2인석과 3인석이 있는데 기차처럼 마주보는 좌석이다. 나는 여유로운 3인석 자리에 끝자락에 앉았었는데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가운데 자리로 밀리면서 4명의 외국인 관광객 가족들이 내 주위를 가득 채웠다. 내 옆에는 중년의 프랑스여자가 앉았었는데 그 외국인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몰라도 아마 남미 아니었나? 어쩜 그렇게 시끄럽던지... 프랑스인이 그 외국어를 알아듣고는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가운데서 뻘줌하게 앉아서 그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틈에 끼어서 완전 경직된 자세로 시선을 창가에 고정하고서 종점까지 갔다.

워낙에 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어 도착하니 약 1시 30분 경이다. 화장실에도 얼마나 긴 줄이 있었는지 약 10분 간 줄서서 기다리다 들어갔다 나왔다. 그 넓은 궁전에서 일행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예상하고 기다리다가 혼자서 난 나의 길을 갔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나의 일행은 아침에 일찍 출발했는데도 40여분 동안 줄을 섰다고 한다.

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정원으로 가는 길목의 분수


 

앙증 맞은 청동 동상
날씨가 너무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일행들이 그랑 트리아농에서 찍은 사진에서는 꽃들이 있던데 무료 개방인 정원에는 아직 꽃을 심어 놓지는 않았았더라. 지난날에 비가 와서 물이 고인 웅덩이에 흙 뿌리고 화단에 난 풀 뽑고 정원 정비를 하긴 하는 것 같던데 내가 갔을 때는 화단에 꽃은 없었다. 그래도 푸른빛이 도는 정원이 상큼했다.

 이 난간 위에 올라가서 쉬는 사람도 있다. 사이요궁에서도 그랬었고, 외국인들은 위험한 행동을 서슴 없이 하는 것 같다. 제지하는 사람도 없고,

 정원 입구에서 조금 지나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 내려다 보면 대운하가 한 눈에 보인다. 실제로 얼마나 넓은지 걷는 것에 자신있던 나도 중간 중간 쉬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정원을 돌았다.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 윙버스 빅맵을 바닥에 깔고 앉아 paul에서 사온 빵을 뜯어 먹는다. 이 넓은 정원을 다 돌아보려면 포도당을 미리 보충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이 앞의 계단에 단체로 온 그룹들이 거의 앉아서 샌드위치류의 간단한 식사를 많이 하더라.. 나도 그 옆에서 외로이 점심을 해결했다.

 분수는 나오지 않았는데도 좋았다. 일본인 필이 나는 동양인 남학생이었는데 그의 친구 3명이서 정말 재밌는 포즈로 사진찍는 걸 위에서부터 계속 보면서 내려왔다가 사진을 부탁했다.  사진 찍을 때도 다른 사람과는 달리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고서는 구도를 변경시켜 사진을 찍어줄 줄 알더라..

 메로나바 나무라고 별명이 생긴 나무들 워낙에 메로나바처럼 녹색의 직사각형 모양이어야 하는데 아직 봄이라 잎이 거의 없고 앙상하다.

 대운하 옆의 잔디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대운하가 시작되는 무렵에 그랑 트리아농까지 10분이라고 표지판을 세워놓았는데 한참을 걸어도 길이 끝이 없다. 그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간을 재어 보진 않았지만 10분보다 훨씬 많이 걸었다. 그랑 트리아농 까지 걸어가면 십자 모양의 대운하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거기서 한참을 앉아서 쉬고 발걸음을 다시 떼었다.

 결국 나는 하루종일 혼자 걸어다니면서 낯선 사람들에게 부탁한 사진들 뿐인데도 많이 찍었다.
문자를 통해 정문에서 만나서 같이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애들이 늦는 바람에 나는 거의 한시간이나 혼자서 기다렸다. 조금씩 서늘해지길래 그늘에 있다가 양지로 나와서 기다리는데 햇살이 강렬해서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더니 나중에 친구들이 나를 보고 막 웃는거다. 거울 좀 보라면서 선글라스 낀 자리만 빼고 얼굴이 까맣게 탄 것이었다. 코는 빨갛게 되기 까지 했다.
 정말 넓은 베르사이규 궁전의 정원 나중에는 대운하에서 보트를 꼭 타 봐야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궁전에서 나오면 흑인들이 사이요궁에서처럼 에펠탑 열쇠고리를 들고 호객행위를 한다. 기념으로 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흥정을 잘 하면 좀 더 많은 양의 열쇠고리를 획득할 수 있다.
 숙소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유람선을 타러 다시 나갔다.
10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탔는데 강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마침 에펠탑이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너무 춥기는 했다. 유명 건물을 지날 때마다 해설도 나오는데 마지막에 한국어도로 설명해준다.
그래도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강둑에 노는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술판을 벌이고 있는데 유람선이 지나가면 손을 흔들면서 시끄럽게 소리 지른다. 저런 애들 안 잡아가고 경찰은 뭐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밤이었다. 지나가면서 강 옆으로 보이는 건물들에게 일일이 마음속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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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까지나 꿈꾸는 소녀이고 싶다.. 순수한 영혼으로 남고 싶은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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