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tic rain

부끄럽게도 지난 해에 우수사원으로 뽑히는 영광으로 인해 해외연수에 다녀올 기회가 나에게 오게 되다니...

사실 우수사원된 것에 대한 감사 표현으로 인해 지출이 꽤 있었지만 4일간의 유급휴가로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내가 왜? 우수사원이 되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여튼 힘써 주신 모든 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주일 단위로 3차로 나누어서 신청할 수 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1차로 신청했는데 같은 팀 동기도 있어서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 다행이었다.

사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연수 간다고 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우선 높은 기온이 싫고 후진국에 가는 것도 별로구 난 유럽이 좋다구ㅠㅠㅠㅠ

인천공항까지는 근무지에서 모여서 버스로 태워다 주셔서 편히 갈 수 있었다. 사실 비행기에 타기 전까지만 해도 별로 설레이지도 않고 기대감도 없었다. 가이드와 함께 다닐 거라서 준비할 것도 하나도 없었고, 난 내 짐과 몸만 준비했을 뿐, 참 환전도 금요일 되어서야 점심시간에 급히 하고 아시아나 비행기에 오르고 나서 이륙을 기다리는데 그 때부터 설레이기 시작하는 게 정말 가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 대학동문도 만나고 정말 신기했다. 졸업한 이후에 처음 보는 건데 인천으로 돌아올 때는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오게 되다니....

 

오랜만에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것이 참 설레게 했다.

 캄보디아의 수도는 프놈펜이지만 앙코르와트는 시엠립이라는 도시에 있으므로 시엠립행 비행기를 탔다. 국적기인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약 20분 간격으로 시엠립 직항으로 운항한다. 시엠립 공항은 활주로가 짧아서 대형 비행기는 이착륙을 할 수 없어 좌석 구조가 3-3인 소형비행기로 가는데 당연히 개인용 모니터는 없을 거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아시아나 항공은 처음인데 역시 우리나라 승무원들은 너무 이쁘고 친절했다. 기내식도 입맛에 잘 맞았다. 7시 15분 이륙하고 저녁 먹고 와인 2잔 마셨더니 헤롱헤롱한 상태로 노래 들으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5시간 30분만에 시엠립 공항에 현지시간으로 10시 45분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직접 계단으로 내리는데 느껴지는 숨막히는 습도와 기온 드뎌 정말 시엠립에 왔구나....

 입국심사 기다리는데 우리같은 단체여행팀은 입국 심사같은 거 없이 그냥 나오면 된다. 공항 밖에서 현지 가이드를 만나 버스로 미라클 호텔로 가서 체크인하고 새로운 룸메이트 만나서 인사하고 현지가이드가 준비한 망고 먹고 첫 날 마무리를 했다. 망고 되게 맛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한국에서 먹는 망고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음날 동기와 만나서 아침 먹고 수영장 구경하러 나갔는데 8시 조금 넘었을 뿐인데도 왜 벌써부터 더워 땀이 줄줄 흘러 내리는 거지? 한낮에는 얼마나 더 더울려나? 걱정이 앞섰다.

 

 

 미라클 호텔 시설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도 수심이 1.4M부터 시작하여 1.6M까지 깊어지고 물도 해수이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2일 동안 저녁 먹기 전 휴식 시간에 수영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수영하려고 수경까지 준비해 가는 센스를 발휘하였지 ㅋㅋㅋㅋ

게다가 비수기라 사람들도 별로 없고, 둘째날은 나 혼자 편하게 수영했다. 물 온도는 온탕에 들어간 기분이었으나 워낙 기온이 높은 나라이니...

시엠립의 유적지는 가는 곳마다 입장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 3일, 1주일 단위로 관람권을 구입하여 유적지마다 보여주면 되는데 부정행위로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입장권에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프린트하여 나누어 주는 것을 가지고 다니면서 입장할 때마다 보여주어야 한다. 입장권을 넣어서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을 가이드가 나누어 주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회수했다. 자유여행으로 가는 사람들은 미리 준비해야 편할 것 같다. 가이드가 우리에게 나누어준 것은 3일권이다.

참고로 1일권은 20달러, 3일권은 40달러인데 캄보디아는 통화가 미국 달러와 캄보디아 화폐인 리엘인데 1달러=4000리엘로 동전은 취급하지 않고 1달러보다 작은 단위는 리엘로 거슬러 준다. 우리나라 돈도 받긴 한다.

또 전압은 220V, 호텔에 묶는다면 멀티 아답터를 가져갈 필요는 없다. 멀티 아답터 모양으로 콘센트가 있어서 모양에 상관없이 작동이 되더라.

 

 

첫째날은 초기 유적지 위주 워밍업으로 버스로 주로 이동하고 유적지는 약 30분 정도 둘러봤다가 또다시 버스 타고 이동하는 것을 반복했는데 잠깐 둘러 보는데도 너무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른다. 무거운 DSLR 카메라 안 가져 간거 다행이라 생각했다. DSLR은 앙코르와트 갈 때만 가지고 다니면서 찍었는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도 제법 괜찮았다. 버스에서 이동하는 동안 현지 가이드가 캄보디아의 역사와 앙코르와트 건립 배경, 왕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데 그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지만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캄보디아가 자본이 부족해서 훼손된 유적지 복원이 어렵다고 하더라. 스스로 복원이 불가능해서 다른 나라에서 원조를 받고 복원을 해주는데 아무래도 섬세한 복원은 무리인가보다. 시멘트로 발라 형체를 유지하여 놓은 부분들도 많더라.

앙코르와트는 둘째날 봐야 하니까 첫날은 워밍업으로 초기 유적지를 둘러보는데 너무 더워서 가이드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사진 찍는 것도 귀찮고 빨리 버스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도 버스에 아이스박스를 실어 생수를 늘 나누어 주어서 언제나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어서 감사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6~7살 먹은 애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팔찌나 부채 팔러 다니는 애들이 정말 많다. 가기 전에 연수 설명회 때 그런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사탕, 볼펜 등을 준비하라고 해서 가져간 것이 그 아이들에게 약간의 미안한 마음을 덜을 수 있게 했다.

  캄보디아는 가슴 아픈 과거가 있는 나라로 크메르루즈 대학살로 인해 지식층을 모두 잃고 어렵게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공무원과 경찰들이 부패가 심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너무 심하다고, 거리에 다니는 일본산 외제차를 자주 볼 수 있는 반면 극빈층은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다. 입국할 때 우리는 가이드가 수속을 해 주어서 비자받는 것에 대해 잘 몰랐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경찰에게 1일당 얼마의 달러를 더해 주면 경찰이 비자 수속을 하여 여권을 호텔까지 안전하게 가져다 준다고... 개인적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는 3~5달러 정도를 요구하하는데 만약 돈을 안 줄 경우 비자 수속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전기를 생산할 기반이 없어 전기도 베트남과 태국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세도 비싸다고 하고 정전도 자주 된다고.... 이런 더위에 선풍기, 에어컨 없이는 정말 힘들텐데....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외국의 원조를 받았었지만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 다른 나라를 도와 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에만 해도 캄보디아가 아시아에서 잘 사는 나라에 속해 우리나라도 도와주었다고 한다.

 

 

 

 

 

열대 기후라 그런지 큰 나무들이 굉장히 많다. 나무를 좋아하는 난 큰 나무들로 우거진 숲이 좋았다.

 

반티스레이 사원은 규모는 작지만 벽면의 조각들은 가장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첫날은 압사라 댄스를 관람하면서 저녁 뷔페를 먹는 식당에 갔다. 압사라 댄스를 추는 무용수들도 크메르 대학살 때 다 죽음을 당해서 제대로 물려받지 못했지만 유적지에 조각되어 있는 모습에 기대어 재현해 냈다고 한다. 각 곡마다 주제가 있는 식으로 성인층과 청소년층으로 구성된 남녀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데 반주는 민속악기인 것 같은데 조금 단조롭고 압사라 댄스도 흥미가 떨어지고, 이해가 어렵지만 남녀 청소년층으로 구성된 무대는 아이들이 춤추면서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표정도 귀엽게 연출하기도 해서 꽤 귀여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러나 우리의 가이드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모든 무대가  끝나기도 전에 우리를 호텔로 인솔했다. 춤을 추는 중에 관객이 빠져버리면 춤추는 사람들도 힘이 빠지지 않을까......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흥미가 떨어지더라도 매너의 문제와 아쉬움이 남는 저녁이었다.